금오산 법성사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행하라.
스스로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불교이해하기

Home > 기도 > 불교이해하기

벽화이야기-6.관세음보살

  • 작성자법성사
  • 작성일2019-08-09 11:01:32
  • 조회수1167

 

관세음 보살(觀世音菩薩) 

 

관세음 보살은 관자재(觀自在) • 광세음(光世音) • 관세자재(觀世自在) • 관세음자재(觀世音自在) • 관음(觀音)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대자대비(大慈大悲)를 근본 서원으로 하는 보살이다. 

무량수경에 의하면 이 보살은 아미타불의 왼쪽 보처로서 아미타불의 교화를 돕고 있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신통력을 갖고 있으므로, 누구든지 그 이름을 부르면 그 음성을 보고 듣고 중생을 구제해 준다고 한다. 

관세음 보살은 모든 중생의 마음에서 두려움을 없애 주고, 자비를 베풀어 주며, 천태만상인 중생의 근기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을 고통에서 건져 준다. 이와 같이 중생의 근기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관세음 보살은 33신(身)이나 되는 많은 몸이 있다고 한다. 관세음 보살의 33신은 다음과 같다. 

 

1. 불신(佛身)  

2. 벽지불신(辟支佛身)  

3.성문신(聲聞身)  

4. 대범왕신(大梵王身)  

5. 제석신(帝釋身)  

6. 자재천신(自在天身)  

7. 대자재천신 

8. 천대장군신 

9.비사문신 

10. 소왕신 

11. 장자신 

12. 거사신 

13.재궁신 

14. 바라문신 

15. 비구신 

16. 비구니신 

17. 우파새신 

18. 우파이신 

19. 장자부녀신 

20. 거사부녀신 

21. 재관부녀신 

22. 파라문부녀신 

23. 동남신 

24. 동녀신 

25. 천신 

26. 용신 

27. 야차신 

28. 건달바신 

29. 아수라신 

30. 가루라신 

31. 긴나라신 

32. 마후라가신 

33. 집금강신신 

 

이와 같이 많은 몸을 가졌으므로 벽화에 나타나는 모습도 다양하다. 왼손에 연꽃을 든 것은 중생이 본래 갖춘 불성을 표시하는 것이고, 그 꽃이 핀 것은 불성이 드러나서 성불한 뜻을 나타내는 것이며, 꽃봉오리로 있는 것은 불성이 번뇌에 물들지 않고 장차 필 것을 상징하고 있다. 

관세음보살의 본래 모습은 성관음상(聖觀音像)이지만 이것 외에도 6관음이라 하여 천수관음(천수관음) • 마두관음(마두관음) • 십일면관음(십일면관음) • 준제관음(준제관음) • 여의륜관음(여의륜관음) 등의 화신(화신)을 합하여 6관음이 있다. 그러나 벽화에 나타난 관음은 일반적으로 성관음이다. 

 

  

1. 연꽃이 핀 바위 위의 백의 관음
 

 

옛날 중국 양나라에 석혜간(釋慧簡)이라고 하는 스님이 있었다. 그 스님은 엄정하게 계율을 지키고 진실하게 공부를 하는 훌륭한 스님이었다. 

 


 

어느 날, 형주(荊州) 태수의 초청을 받고 그 지방의 관방에 갔는데, 청사 동쪽에는 외딴집이 있었다. 그 집에는 귀신이 있어서 보통 사람이 감히 들어갈 수 없는 흉가였다. 그 말을 들은 혜간 대사는 자청해서 그 집에 들어가 보겠다고 하고 방 한 칸을 치우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물러간 다음 혜간 대사는 방안에 향과 촛불을 켜고 조용히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며 앉아 있었다. 그런데 자정이 넘자 갑자기 눈이 없는 괴상한 사람 하나가 검은 옷을 입고 벽 가운데로부터 불쑥 나오더니 대사가 앉아 있는 문 앞에 와서 쪼그리고 앉았다.  

이를 본 대사는 겁을 내거나 동요하지 않고 평상시와 똑같이 관세음 보살의 이름만 지성껏 생각하고 외웠다. 그랬더니 그 귀신은 다시 슬그머니 벽 가운데로 사라지고 말았다.  

대사는 조용히 일어나서 양치질을 하고 더욱 열심히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면서 앉아 있다가 그만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속에 그 귀신이 다시 나타나서 대사에게 말했다. “나는 한나라 말엽부터 이곳에서 이미 수백 년을 살아왔다. 내 성품이 괴악하여 누구든지 사람을 만나면 그냥 두지 않고 몹시 괴롭히거나 죽였는데, 대사는 관세음보살을 일념으로 찾으며 열심히 수행하는 사람이므로 어쩔 수 없이 그냥 둘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디론가 사라져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태수는 매우 기뻐하였고 그때부터 모든 관원들도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열심히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2. 한손에 버들가지를 든 백의 관음 

 

옛날 관세음보살을 열심히 외우고 공양을 올리는 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삼생(三生)전에 사소한 원한으로 어떤 사람을 몰래 독을 먹여 죽인 적이 있었다.  

그것이 원귀(怨鬼)가 되어 그 여자를 계속 따라다니며, 항상 원수를 갚으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의 자식으로 태어나 두 살만 되면 죽어 버리기를 세 번이나 했다. 원귀는 태중에 그 어머니를 못 견디게 들들 볶아서 죽여 버리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어머니가 열심히 관세음보살을 외우므로 어머니를 죽일 수가 없기 때문에 어머니의 가슴에 자식을 잃은 슬픔을 안겨 어머니의 간장을 말리게 했다. 

 


 

그 여자는 그 자식이 원수인 줄도 모르고, 태어난 자식이 일찍 죽는 것이 원통해서 관세음보살에게 자식의 단명함을 원망하였다. 이 말을 들은 관세음보살은 스님의 몸으로 나타나 죽은 아이를 강변에 버리며 여자가 슬프게 우는 곳으로 가서 말했다. 

“이 어리석은 여자야, 그렇게 슬피 울지 말라.” 

여자는 화를 내며 말했다. 

“남은 자식을 잃어 간장이 무너지는데 무슨 말입니까?” 

“그 죽은 자식은 진짜 자식이 아니라 당신의 전생의 원수요. 그 원수가 태어났다가 죽은 것을 불쌍하게 생각하고 울면 그게 바로 원수의 보복을 받는 것이오. 당신이 울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원수는 손뼉을 치며 깔깔 웃고 있을 것이오. 삼생 전에 당신이 어떤 사람을 사소한 원한으로 독살한 일이 있었는데, 그 죽은 사람이 원수로 태어나서 세 번이나 당신에게 보복하려 하였으나, 당신이 일념으로 관세음 보살을 외우며 의지하였기 때문에 그 원귀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번번이 자기가 죽고 만 것이오. 만일 내 말을 못 믿겠거든 저기를 보시오.” 

그 여자가 이 말을 듣고 스님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니 과연 무서운 귀신이 물 가운데 서서 소리치고 있었다.  

“이 년! 너는 나를 죽인 원수다. 내가 너를 죽이려고 세 번이나 시도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한 것은 네가 관세음 보살을 믿고 모다라니를 외워서 밤낮으로 관세음 보살과 선신이 너를 옹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포기하고 가는데, 나도 관세음 보살의 신통력에 의지해서 다시 원수를 맺지 않기로 결심하고 그냥 가는 것이니 그리 알고 잘 살아라.” 

 

그때서야 그 여자는 모든 것을 바로 때닫고 관세음 보살을 의지하며 신심을 더욱 돈독히 하였다. 

그 후 그 여자는자기와 인연이 있느 좋은 아기를 낳아 잘 기르며 행복하게 오래 살았다고 한다.  

 

  

3. 한 잎 연꽃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관음
 

 

옛날 전라남도 유마사(惟摩寺)에 한 젊은 거사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오계(五戒)를 받은 착실한 불제자이지만 남달리 음욕이 강해서, 여자만 보면 유혹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서 수작을 걸다가 망신을 당하고 매를 맞기도 하였다. 

 


 

그래서 관음 기도를 열심히 해서 음욕을 끊게 해달라고 기원하였다. 

어느 날 한 낯선 늙은 사람이 예쁜 딸을 데리고 절에 와서 유숙하고 있었는데, 그 딸의 미모가 너무나 뛰어나서 청년은 욕정을 억제 할 수가 없었다. 

청년은 어느 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미인에게 자기의 마음을 하소연했더니 미인은 어렵지 않게 허락하였다. 

젊은 청년은 즉시 처녀를 데리고 음행할 장소를 찾아보았는데 아무래도 법당 불장 뒤가 가장 으슥하고 좋을 것 같았다. 

 

처녀에게 그리로 가자 하니 처녀는 서슴지 않고 청년을 따라갔다. 

그런데 불장 뒤는 여러 날 청소를 하지 않아 먼지가 쌓이고 더러웠다. 처녀가 너무 지저분하다고 하였으므로 청년은 벽에 걸려 있는 긴 관음 탱화를 벗겨서 엎어 놓았다. 

처녀는 탱화를 뒤집어 깔지 말고 바로 깔라고 하자 청년이 말했다. 

“보살 얼굴이 빤히 보이는 곳에서 어찌 그 짓을 할 수 있겠소.” 

이 말을 들은 처녀는 그때서야 정색을 하고 청년을 꾸짖었다. 

“이 놈! 너는 어찌 죽은 관음상만 두려워할 줄 알고 산 관음상은 존경할 줄 모르느냐! 그렇게도 도력이 없는 자가 무슨 음행을 즐기자는 건가.” 

청년은 혼비백산하였고 불순한 생각도 단번에 달아나 버렸다. 

“대성관세음 보살님, 모든 죄를 참회하오니 대도를 이루게 하여 주소서.” 

청년은 진심으로 빌었다. 그리고 눈을 돌려 보니 그 처녀는 온데 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처녀가 섰던 자리에 연꽃 한 잎이 떨어져 있었다. 

 

4. 협부(挾府)의 미녀 관음화신(觀音化身) 

 

옛날 중국 당나라 때 협부에 사는 사람들은 성질이 포악하고 무지해서 살생, 방화, 구타, 강도, 강간 등을 일삼고 살았다. 

 


 

이것을 본 한 스님이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초막을 짓고 50일 동안 일념으로 관음 기도를 올렸다. 그러자 원화(元和) 12년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아리따운 미녀로 화하여 그들 앞에 나타났다. 

 

사람들은 그 미녀의 용모에 혼이 팔려 서로 다투어 그 미인에게 청혼을 하였다. 그러나 그 미녀는 어찌 한 여자의 몸으로 여러 남자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있겠느냐고 하였다. 관음경(觀音經)을 한권씩 나누어 주고 그 경을 하룻밤 사이에 다 외우는 사람을 신랑으로 삼겠다고 하였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관음경을 다 외운 남자가 스무 명도 넘었다. 

그래서 그 미인은 다시 말하기를, “여러분들이 제 말대로 관음경을 외우신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인데, 제 한 몸으로 어찌 20여 명의 남편을 섬길 수가 있겠습니까?” 하면서 이번에는 금강반야밀경(金剛般若密經)을 나누어 주고 또 하룻밤 사이에 외우는 사람의 아내가 되겠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다섯 명의 남자가 금강반야밀경을 외웠다. 

미인은 그들에게 “미안하지만 제가 혼자서 다섯 명의 남편을 섬길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하면서, 이번에는 그들에게 법화경(法華經)일곱 권씩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삼일 만에 법화경을 모두 외우는 사람의 아내가 되겠다고 하였다. 

약속한 삼일이 되자 마랑(馬郞)이라는 사람만이 합격을 했다. 그래서 마랑과 혼인하기를 약속하였다. 아름다운 미녀를 아내로 삼게된 마랑은 꿈만 같았다. 행복에 부푼 마랑은 모든 준비를 갖추고 미인을 아내로 맞이할 날만을 기다렷다. 

드디어 기다리던 혼례일이 되었다. 

아름답게 단장한 신부가 대례청으로 내려서서 식을 막 올리려고 하는데, 그 미인은 갑자기 현기증이 난다고 하면서 잠깐 방에 들어가 쉬게 해달라고 하였다. 

방에 들어간 신부는 자리에 눕자마자 숨결이 가빠지더니 혼수 상태에 빠져 그만 죽고 말았다. 

마랑의 비통함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천하의 미인도 죽고 나면 한줌의 흙이 되고 마는 것을 본 협부 사람들도 인생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그때부터 올바른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마랑은 혼례식에 쓰려고 장만한 음식과 술로 미인의 장례를 치루었다. 

미인이 죽은 며칠 뒤 붉은 옷을 입은 한 노승(老僧)이 마랑의 집을 찾아와서 미인을 보기를 원했다. 

마랑이 그 미인은 이미 저 세상에 간 지 오래이고 장사까지 지냈다고 말하자, 그 노승은 그렇다면 무덤이라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무덤에 간 노승은 마랑에게 무덤을 파 보라고 하였다. 

마랑은 크게 노하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러나 간곡히 권하는 노승의 말이 이상해서 사람을 시켜 무덤을 팠더니 관 속에는 신부의 시체가 들어 있지 않고 황금 사슬이 많이 쌓여 있었다. 

노승은 그 황금 사슬을 바위 위에 올려 놓으라고 했다. 

그랬더니 황금 사슬이 돌연 변해서 관세음 보살(觀世音菩薩)이 되어 의젓하게 바위 위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그때 노승은 마랑을 보고, “미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고 바로 관세음 보살님인데 이 협부 사람들을 교화하기 위해 미녀로 화하여 이렇게 신통력을 보인 것이니, 이곳 사람들은 오늘부터 관세음 보살님께 귀의해서 모든 죄를 소멸받고 복을 받도록 하시오.”라고 말하고는 홀연히 어디론가 가 버렸다. 

마랑은 이 광경을 보고 마침내 머리를 깍고 중이 되었고 협부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교화하였다고 한다.  

 

  

5. 조신(調信)의 꿈
 

 

신라 때에 세규사(世逵寺)라는 절에 조신(調信)이라는 젊은 스님이 있었다. 

어느 날, 절에 불공을 드리러 온 그 지방 태수 김흔공(金昕公)의 딸을 보게 되었다. 조신은 그 아름다운 처녀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승려인 자신의 처지로서는 어찌할 수가 없었으므로 낙산사(洛山寺)의 관세음 보살을 찾아가서 그 처녀와의 사람이 이루어지도록 일념으로 기원을 하였다. 

그러나 낙산사 관세음 보살에게 지극 정성으로 빌었건만 그 처녀는 끝내 다른 신랑을 얻어서 시집가고 말았다.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조신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고 관세음 보살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는 단숨에 관세음 보살 앞으로 달려갔다. 법당에 들어선 그는 관세음 보살 앞에 주저앉아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앗다. 

해가 저물고 밤이 깊도록 보살 앞을 떠나지 않고 울다가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방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오는 인기척이 있었다. 조신이 바라보니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태수의 딸이 웃으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제가 일찍이 스님을 먼 발치에서 뵈옵고, 마음으로 사랑했으나 부모님의 엄하신 분부로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그러나 스님 생각이 간절해서 이렇게 왔습니다. 이제 한평생 함께 고락을 같이 하며 부부가 되기를 원합니다.” 

조신은 꿈이 아닌가 의심하면서도 너무나 기뻐서 처녀를 얼싸안았다. 그들은 그렇게 해서 부부가 되었다. 

조신은 승려의 신분을 버리고 아내와 함께 그의 고향으로 갔다. 거기서 농사를 지으며 40년 세월을 살았다. 그 동안 아이를 다섯이나 낳았으나 살림이 너무 가난해서 끼니를 이어가기가 힘이 들었다. 거기에다 몇 년째 계속되는 흉년으로 풀뿌리마저 캐먹을 것이 없게 되자, 조신의 식구들은 살던 집을 버리고 걸식을 하러 정처 없이 방랑의 길을 떠났다. 

겨울에 먹을 것, 입을 것이 없는 그들은 모두 몸에 무거운 병마저 들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명주(溟州) 해현령(蟹顯嶺)을 넘을 때 열다섯 살 되는 맏아들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밥을 얻으러 동네에 갔던 딸이 개에게 물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왓다. 

먹지 못해 바싹 마른 아이들의 모습은 부모로서 차마 볼 수 없는 처참한 꼴이었다. 

울고 있던 늙은 아내는 조신에게, 지난날 억지로 만든 행복이 오늘의 불행을 자초한 것이니 모두가 자신들이 만든 업보 탓이라고 울먹였다. 

그리고 이렇게 살다가는 온 식구가 모두 굶어 죽을지도 모르니 서로 두 아이씩 데리고 헤어지자고 했다. 

늙은 아내는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이 있는 고향으로 가기로 했다. 거지 신세가 된 조신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내의 손을 힘없이 놓고 발길을 옮겼다.  

문득 조신은 눈을 번적 떴다. 모두가 꿈이었다. 

꿈속에서 일생을 모두 살아 버린 조신은 굼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조차 할 수 없었다. 누가 켜 놓았는지 안개처럼 아련한 등불 너머로 관세음 보살이 여전히 미소짓고 자비에 넘친 얼굴로 조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토록 허망하고 무상한 인생인 줄 모르고 한 처녀와 인연을 맺게 해주지 않았다고 관세음 보살을 원망했던 자신이 어리석고 부끄럽기만 했다. 

이제 조신에게는 세속적인 탐욕의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 한이나 원망도 남아 있지 않았다. 

꿈을 통해서 관세음 보살의 깊은 설법은 잘 들은 셈이다. 

다음날 아침 물에 비친 조신의 모습은 수염과 머리가 온통 새하얗게 세어 있었다. 

그 후 그는 사재를 털어서 정토사(凈土寺)를 지어 출가하였고 사문(沙門)의 본분을 지켜 진실하게 정진했다고 한다. 

『삼국유사』 

 

6. 바람 되어 화재를 막은 관세음 보살 

 

옛날 중국 서진(西晉) 때 축장서(竺長舒)라는 인도 사람이 원강(元康, 291~299)년 낙양(洛陽)으로 이사를 갔다. 

그는 불법을 신봉하고 특히 관세음 보살에게 귀의하고 항상 관세음 보살의 명호를 부르며 성실히 살아왔다. 

어느 날 그의 이웃집에서 불이 났다. 

그의 집은 초가였고 때마침 바람이 그의 집 쪽으로 불고 있었으므로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왔다. 

 


 

너무 갑자기 당하는 일인데다가 워낙 불길이 급하게 접근해 오기 때문에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집 안의 물건을 옮길 겨를 마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오직 지극한 마음으로 관세음 보살을 불렀다. 불이 자기 집 지붕에 붙으려는 위급한 순간에도 축장서는 오직 관세음 보살만을 일념으로 불렀다. 

어느새 이웃집마저 모두 타고 이제는 그의 집에 불길이 번지려는 순간이었다. 

그때 갑자기 반대쪽에서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서 불길을 확 돌려 버렸다. 처마 alxd 붙으려던 불길은 역풍을 만나 모두 꺼져 버리고 말았다. 

 

그 광경을 바라본 동네 사람들은 모두 관세음 보살의 영험이라고 하였는데, 악동들은 그것을 비웃었다. 그리하여 그날 밤 그 집에 몰래 다가가서 솜방망이엑 불을 붙여서 그 집 지붕 위로 던졌다. 건조한 지붕은 불이 붙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불은 곧 꺼지고 말았다. 

악동들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또 불을 던져 보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불 

 

은 역시 꺼지고 말았다. 세 번을 시도해 봤으나 불은 번번이 꺼지고 말았다. 

그제야 악동들은 은근히 겁을 집어먹고 모두 도망가고 말았다. 

다음날 그들은 모두 함께 모여 축장서의 집으로 찾아가서, 지난밤에 있었던 일들을 고백하고 머리를 조아려 사과하였다. 

축장서는 그들을 향해서 말했다. 

“나는 아무런 신통력이 없소. 오로지 관세음 보살님을 송념(誦念)하였을 따름입니다. 참으로 관세음 보살님의 도움이란 위력이 있는 것이니 자네들도 마음을 깨끗이 씻고 관세음보살님을 신봉하도록 하시오.” 

그 소문을 듣고 이웃 마을 사람들까지도 모두 관세음 보살을 공경하게 되었다.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 

 

7. 무위사수월관음도(無爲寺水月觀音圖) 

 

무위사는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에 있는 절로서 원효 대사가 창건한 신라의 고찰이다. 

이 절 극락전의 후불벽(후불벽) 뒷면에 그려진 관음상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법당이 완성되고 난 다음 얼마 후 나이 많은 한 거사가 절을 찾아와서 관세음 보살의 벽화를 그릴 터이니 49일 동안 누구도 안을 들여다 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49일째 되던 날, 주지 스님이 문에 구멍을 뚫고 안을 들여다보니 파랑새 한 마리가 입에 붓을 물고 마지막으로 관세음 보살의 눈동자를 그리고 있었는데, 새는 인기척을 느끼고 붓을 입에 문 채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후불탱화의 관세음 보살상에는 눈동자가 없다고 한다. 

일설에는 어떤 화공이 백일을 기약하고 관세음 보살상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기간 동안은 여자와 만나서는 안 된다는 엄한 계시를 받았다. 

백일을 하루 앞드고 그리움에 사무친 약혼녀가 법당에 몰래 찾아 갔는데 그림은 이미 다  

 

 

 

완성되었고 눈동자만 찍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여자로 인해 부정을 타서 화공은 갑자기 한 마리 파랑새로 변해서 붓을 입에 문 채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고 한다. 

 

  

8. 빈 병에 물이 차고 버들가지가 자라나다
 

 

중국 주나라 묘장왕에게는 딸이 세 명 있었는데 특히 셋째 딸 묘선공주(묘선공주)는 인물이 출중하고 마음씨가 고왔다고 한다.  

묘장왕도 묘선공주를 특별히 사람하여 좋은 부마에게 시집보내려 했으나 공주는 굳이 이를 마다하고 늘 불도를 닦으며 지냈다.

 


 

공주 곁에는 공주의 설법을 들으러 많은 사람들이 항상 모여들었다. 

어느 날 공주는 빈 병을 하나 잘 보이는 곳에 놓으며 말했다. 

“이 병에 물이 차고 푸른 버들가지가 자라나면 그때가 바로 내가 열반에 드는 날이다.” 

그 말을 들은 어린 동자는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빈 병에 물이 찰 리도 없고, 푸른 버들가지가 자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동자는 장난기가 발동해서 남몰래 그 물병에 물을 채우려 했으나 병 가까이에는 항상 공주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장난을 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 동자는 공주님이 거처하는 집 바깥쪽에 섶을 쌓아 놓고 불을 질렀다.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라 불을 끄러 밖으로 달려갔다. 그때 동자는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서 병에 물을 가득 붓고, 미리 준비해 둔 푸른 버들가지를 병에 꽂았다. 불을 끄고 집 안으 

로 돌아온 사람들은 더 놀랐다. 병에 물이 가득 차 있고  

푸른 버들가지가 자라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놀라는 것을 보고 동자는 속으로 매우 재미있었다. 

하지만 묘선공주는 “이제 때가 왔구나. 나는 곧 열반에 들 것이다.” 라고 말하고는 서서히 최후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장난을 친 동자는 깜짝 놀라 울면서 공주 앞에 나아가 고백했다. “공주님, 사실은 제가 장난으로 병에 물을 붓고 버들가지를 꽂았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동자여, 염려 말라. 서방정토에 계시는 아미타불께서 바로 너의 손을 빌려 병에 물을 붓고 버들을 나게 한 것이다. 이제 나는 아미타불님의 부름을 받고 그 분 곁으로 가서 그 분의 중생구제 사업을 도와야 할 때다.” 

공주는 자비롭게 웃으며 열반에 들었다. 

그리하여 묘선공주는 관세음 보살로 환생했다고 한다.  

 

  

9. 강을 건네준 관세음 보살
 

 

비사오강은 작은 강이지만 배가 없으면 도저히 건너지 못하는 험한 강이었다. 그리고 그 강의 뱃사공은 뱃삯을 선불로 주지 않으면 누구를 막론하고 절대로 건네 주지 않았다. 

그래서 보타산(寶陀山)에 향을 올리러 가는 사람들은 돈이 없으면 보타산을 눈앞에 두고서도 건너가지 못하고 탄식만 할 뿐이었다. 하루는 매우 궁해 보이는 스님 한 분이 배를 타려 하자 뱃사공은 뱃삯을 선불로 내라고 하였다.

 

 

 

스님은 간곡하게 청하였다. 

“우리같이 가난한 사람에게 무슨 돈이 있겠는가? 배를 타지 못하면 범음동에 가서 관세음 보살의 성상을 못 보니 제발 태워 주게.” “스님만 못 가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막론하고 돈을 안 내면 갈 수 없습니다.” 

“내가 지독한 너의 배를 안 탈 터이니 걱정 말고, 내가 강을 건너가나 못 건너가나 두고 보아라.” 스님이 강가의 모래를 한 주먹 쥐고 강물에 뿌리니 그것이 날아가 커다란 배 한 척이 갑자기 생겨났다. 그리하여 스님은 돈이 없어 강을 못 건너던 모든 사람들을 배에 태우고 범음동에 가서 예배를 올렸다. 

 

 

 

그리고는 온데간데가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관세음 보살이 신통력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하였다. 모래를 날려서 배가 되었으므로 그 강을 그때부터 비사오강(飛沙澳江) 기슭을 흐르는 강이다. 

 

  

10. 관음을 예배하는 용왕과 남순 동자 

 

 

 

 

백의 관음(白衣觀音)에게 남순 동자(南巡童子)가 꽃을 올리고 용이 여의주를 바치고 있다. 

용왕(龍王)에는 팔대용왕(八大龍王)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① 난타 용왕(難陀龍王,Nanda) 

② 발난타 용왕(跋難陀龍王,Upananda) 

③ 바가라 용왕(婆伽羅龍王, Sagara)...해상 용왕(海上龍王) 

④ 화수길 용왕(和修吉龍王, Vasuki)...구두 용왕(九頭龍王) 

⑤ 덕차가 용왕(德叉迦龍王,Tasaka) 

⑥ 아누달 용왕(阿耨達龍王,Anavatapta) 

⑦ 마나사 용왕(摩那斯龍王, Manasvia) 

⑧ 우발라 용왕(優鉢羅龍王, Utpalaka) 

 

법화경 5권에 보면 용의 딸이 불도를 열심히 닦아서 8세에 성불했다고 한다.


Total17 [ page1/2 ]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17 탱화의 종류와 이해4 2019.08.09 법성사 2019.08.09 713
16 탱화의 종류와 이해3 2019.08.09 법성사 2019.08.09 558
15 탱화의 종류와 이해 2 2019.08.09 법성사 2019.08.09 1,108
14 탱화의 종류와 이해 1 2019.08.09 법성사 2019.08.09 1,057
13 탱화(幀畵) 2019.08.09 법성사 2019.08.09 950
12 성문(聲聞)과 보살(菩薩) 2019.08.09 법성사 2019.08.09 359
11 지장보살과 지옥 2019.08.09 법성사 2019.08.09 968
10 벽화이야기-7.성문과 보살 2019.08.09 법성사 2019.08.09 688
읽는중 벽화이야기-6.관세음보살 2019.08.09 법성사 2019.08.09 1,167
8 벽화이야기-5.호법신장와 천인 2019.08.09 법성사 2019.08.09 888
7 벽화 이야기-4.지장 보살과 지옥 2019.08.09 법성사 2019.08.09 243
6 사찰의 주련이야기 2019.08.09 법성사 2019.08.09 1,306
5 사찰에 깃든의미 2019.08.09 법성사 2019.08.09 190
4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2019.08.09 법성사 2019.08.09 2,407
3 벽화이야기 - 3.심우도(尋牛圖) 2019.08.05 법성사 2019.08.05 1,138
처음이전1 2 다음마지막